일상의 잡다한 기록들
우리가 '기록한다. 일기를 쓴다.'라고 하는 이러한 행위는 그리 쉽게 행해지지 않고 쉽게 여겨지지 않는 것 같다. 하루 중 무슨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을 때 메모를 하고 기록을 하게 되는 것은 어려서부터 기록에 대한 습관이 그렇게 들여서인 것 일까? 하루의 일과 중에 특별한 일 말고도 나를 스쳐 지나간 것들 중에 재미있었던 것, 흥미로웠던 것, 시선을 잠시 머물게 한 것이 전혀 없었을까? 삶을 좀 더 즐겁게 그리고 꽉 채울 수 있는 것이 하루를 온전히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은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을 읽으면서 해보게 된 생각이다. 평소 요시타케 신스케님의 그림책을 아이와 자주 읽는 편인데, 그림책이지만 아이보다 어른인 나에게 더 감동이 될 때가 많다. 오히려 아이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 인생의 깊이를 다루는 그림들이 많은 것도 같다. 읽을 때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분명 나에게도 있는 평범한 일상 이야기인데 어떻게 이렇게 공감되게 그림으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일까?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 하나에 담겨 있는 그 의미가 대단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너무나 신기한 작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아이디어가 그저 일상 속에서 겪는 잡다한 것들의 묶음이었다는 것을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을 보고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에게도 스쳐지나간 일상들 중에 분명히 누군가에겐 감명 깊었을 그리고 웃음을 줄만한 상황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내가 볼 때, 지금의 나에게 위로가 되거나 힘이 되는 한 번 더 웃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기록을 해두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으니 이것이 기록의 중요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부담을 가질 필요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요시타케 신스케 님이 적어둔 간단한 기록이라고 해서 무언가 특별한 것을 기록했을까? 어떤 기록을 남겼을까? 하고 기대하고 봤지만, 정말 잡다한 일상의 기록 속에서 이야기가 생기고 사람들의 일상과 마음을 표현할 소재가 생긴다는 것이 신선했다.
나의 일상의 활력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일상의 대부분은 아이의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다. 아이가 영유아기의 시절에는 아침부터 아이가 잠드는 순간까지 온전히 나를 생각하는 시간은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조금씩 생기는 삶의 여유와 시간은 이제 나는 무엇을 하면 될까? 라는 고민으로 채워지게 된다. 아이가 이보다 더 성장하여 더 이상 나의 손이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 시점이 되면, 아이 스스로 자신의 시간들을 계획하고 생활하는 그때가 되면 이제 나는 무엇을 하면 될까?라는 막연한 생각은 나를 불안하게도 만들고 때로는 슬프고 우울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것은 엄마로서 아이를 키우는 의무를 다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는 하지만 아이가 모든 것이 되는 일상이 아닌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계획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을 읽으며 소소한 취미생활을 시작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저 일상기록을 남겨보자고. 내가 움직이는 순간, 보는 것, 듣는 것을 기록을 해보자고 말이다. 그런 아무것도 아닌 잡다한 일상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새로운 즐거움이나 나의 새로운 인생을 꾸릴 무언가를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발견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무언가 한 가지는 얻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라는 것이 생겼다. 바로 나의 일상의 활력이 될 것이라는 것 말이다. 언제나 같아 보이는 일상, 매일 반복되는 루틴의 일상이 하루하루 생활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것으로 활력이 될 것이라는 것은 언뜻 생각해도 즐겁다. 짧은 글, 짧은 그림 그리고 자신의 그저 잡다한 일상 기록들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깨달음을 얻게 하는 요시타케 신스케 님이 참 다시 한번 존경스럽다. 그리고 감사하다. 우리 모두 나도 모르게 지나갈 일상을 하나하나 소소하게 즐겨보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일상 속에서 활력을 찾는다면 모두가 활력이 생기는 것인데, 생각만 해도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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