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언제나 내편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아이가 성장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무슨 일이 있어도 내편을 물었을 때 주저 없이 "엄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엄마가 되어주는 것이다. 나의 엄마가 나에게 그런 존재이듯이 나 또한 당연히 아이에게 그런 엄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컸던 것인지, 그 사랑만큼 내가 아이에게 주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을 깨달으며 허탈했었다. 일단 내 아이의 말은 무조건 믿어주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너는 무조건 옳다고 가르친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겪은 일을 먼저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믿어주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엄마의 비밀 편지>에서 서인이는 자신을 괴롭히는 민성이를 한번이라도 골탕 먹이고 싶은 마음에 살짝 밀었다가 중심을 못 잡은 민성이가 들고 있던 음식물쓰레기를 엘리베이터에 쏟는 일이 발생한다. 엄마는 전날에 서인이로부터 민성이가 자신을 괴롭하고 있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상태였고, 역시나 항상 서인이 편에서 있는 엄마답게 민성이를 혼내주겠노라고 약속을 했었다. 서인이 엄마는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진 일로 연락을 받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러고는 말없이 깨끗하게 치우고 돌아섰다. 서인이가 밀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말하는 민성이를 향해, 너를 민 서인이의 행위는 잘못되었지만 서인이가 왜 너에게 그렇게 했는지 생각해 보았는지 묻는다. 네가 서인이를 그동안 괴롭혀온 것, 그것으로 인해 서인이가 많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따끔하게 혼을 내준다. 이 일화를 보며 언제나 내편이었던 어린 시절 나의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 나는 차멀미를 많이 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멀리 가는 일이 있으면 어김없이 멀미를 하고 토를 하며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은 엄마와 버스를 타고 마트에 가는 길이였는데, 버스 안에서 그만 토를 하고 말았다. 사람들은 인상을 쓰며 화를 내기도 했고, 버스기사 아저씨는 얼른 치우라며 소리도 질렀다. 나는 그런 상황이 너무 무섭기만 했고 떨면서 울고 서있었다. 엄마는 빠르게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서는 웃으면서 "죄송합니다~~ 너는 먼저 내려있어~~"라고 하며 혼자 꿋꿋하게 아랑곳하지 않고 치우고는 당당하게 버스에서 내렸다. 그러고선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아프진 않냐고, 놀라진 않았냐고 나를 위로하고 걱정하던 엄마의 얼굴이 떠오르며 울컥했다. 그리고 현재 엄마가 된 나의 모습을 떠올렸다. 나는 아이에게 언제나 그렇게 아이의 편에 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대부분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때로는 아이를 다그치기도 했고, 화를 내기도 했던 나의 모습에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엄마가 최고라고, 엄마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이이기에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더 많은 우리이기에 나의 사랑스러운 지금의 아이 모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 사랑하자고 다짐했다.
모든 아이들이 우리들의 아이
엄마가 되고 난 후, 주변의 모든 아이들을 다 나의 아이를 보는 것 같은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며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나의 아이의 기쁨, 행복, 슬픔 등의 감정을 대하는 마음만큼은 아니겠지만, 아픈 아이를 보면 내 아이가 아픈 것처럼 마음이 저리고 우는 아이를 보면 내 아이가 울고 있는 것처럼 신경이 쓰이고 장난치는 아이를 보면 내 아이가 장난치는 것으로 보여서 사랑스러운 이러한 마음은 엄마가 되면 누구나 생기는 마음인 것 같다. <엄마의 비밀 편지>에서 서인이의 엄마는 아프리카의 한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었다. 엄마가 그 아이의 편지를 읽으며 울고 있다가 급하게 숨기던 모습, 엄마가 평소와 다르게 자신에게 신경을 덜 써주고 있는 것을 느낀 서인이는 엄마가 무엇인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엄마가 숨기던 그 편지를 찾아서 확인한다. 외국어로 적혀있었던 터라 민성이의 누나들의 도움을 받아 그 내용을 끝까지 듣지 않고 오해하여 엄마의 숨겨둔 딸이 아프리카에 있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너무나 속상한 서인이는 엄마에게 심한 말들을 하는데, 민성이가 오해라며 진짜 딸이 아니라 너희 엄마가 도와주고 있는 아이인데, 호칭을 엄마라고 쓰고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서인이는 너무나 미안해진 마음에 엄마에게 사과도 하고 그 아프리카 아이에게 본인도 편지를 쓰겠다고 생각한다. 서인이 엄마가 후원하는 아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읽고 울던 모습, 자신의 아이가 아픈 일을 겪는 것처럼 진심으로 같이 아파해주는 모습은 모든 엄마들이 세상의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더불어 직접 지구촌의 어려운 아이를 마음의 자식으로 후원하며 도와주는 모습은 서인이에게 얼마나 큰 살아있는 나눔의 교육이 될까? 서인이의 엄마를 보며 내 아이를 온전히 믿어주는 것,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것을 실천하는 인성까지 배울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마음과 생활 태도가 아이가 엄마를 완전히 믿을 수 있게 만들었으며 자연스러운 인성교육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너무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가? 어떠한 경우에도 나의 아이에게 그리고 모든 아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진정한 엄마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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